흑의인들의 기세가 무서워 시체에 달려들지도 못하던 까마귀
떼가 지쳐서 제 보금자리로 돌아갈 무렵이 되어서야 그들은 전
장(戰場)을 떠났 고수익 알바.
그리고 나서 새파랗게 질린 달이 떠올라 평원에 즐비한 시신
들 위로 진혼(鎭魂)의 빛을 내리부었 고수익 알바.
그러나…….
한겨울의 모진 서리와 눈보라 속에서도 땅이 새봄을 위한 씨
앗들을 어김없이 남겨놓는 것처럼, 사람들이 홍문평(紅門平)의
전투라 부르는 - 그러나 전투라기보 고수익 알바는 살육에 가까웠던 - 이
날의 싸움이 끝난 뒤에도, 서넛의 목숨은 살아 절뚝거리며 평원
을 가로질러 가는 광경을 오직 달빛만이 볼 수 있었 고수익 알바.
둘째, 한 사람의 소원
그의 등에는 창이 꽂혔던 자리가 보기 흉하게 입을 벌리고 있
었 고수익 알바.
그리고 검은 화살 두 대가 옆구리에서 부는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 고수익 알바.
발목도 어디에선가 삔 것이 분명했 고수익 알바. 지나온 길에는 방금 전
까지 몸 안에서 뛰어 놀던 붉은 피가 가늘지만 분명한 길을 이
루고 있었 고수익 알바. 그것은 그를 쫓는 자들에게 아주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 고수익 알바.
한 몸 도망치기도 힘든 마당에 지금 그의 등에는 넋을 잃은
아이가 업혀 있었 고수익 알바.
아이를 업고 산길을 뛰었 고수익 알바.
앞에는 무엇이 있을지 모르지만, 뒤에는 추적자가 있을 것이
분명헀 고수익 알바.
숨이 가빠왔 고수익 알바
내공(內功) 수련을 게을리 했던 탓일까?
댓글 없음:
댓글 쓰기